리뷰 | ‘팡파레’, 독특한 캐릭터의 향연이 선사한 짜릿한 쾌감

2020-06-28 08:00

[맥스무비=위성주 기자] ‘장르 영화’로 규정된 작품이라면 일반적으로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블록버스터를 연상하기 마련이다. 비일상적인 이야기를 그리기 위함이라며, 혹은 관객들을 몰입시킬 강렬한 장면을 찍기 위해서라며, 너도나도 현란한 장면을 담기에 급급하니 장르 영화를 표방한 작품이 큰 스케일이어야 한다는 것은 어느새 당연한 일이 됐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이돈구 감독의 신작 ‘팡파레’는 작은 규모의 독립 영화도 얼마든지 장르적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색다른 감상을 남겼다. 한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이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는 특별하게 대단한 특수효과나 CG 없이, 오롯한 캐릭터와 연출의 힘만으로 관객에게 장르적 쾌감을 선사하는데 성공했다.

영화 '팡파레' 스틸. 사진 인디스토리

희태(박종환)는 형 강태(남연우)와 함께 현금을 훔치러 다니는 소심한 좀도둑이다. 오늘도 강태와 함께 한탕 하기 위해 한 술집에 들어온 그는, 가게를 청소하던 바텐더와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다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예기치 못한 살인과 그곳에 있던 목격자 제이(임화영)의 존재로 돈도 팽개치고 도망가고 싶은 희태지만, 돈을 절대 포기할 수 없던 강태가 해결사 쎈(이승원)과 시체 유기 전문가 백선생(박세준)을 끌어들이며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커져 버린다. 설사가상으로 소음 신고가 들어와 술집에 경찰까지 들이닥친 상황, 희태는 강태와 함께 안전하게 술집에서 도망갈 수 있을까.

영화 ‘팡파레’는 할로윈 파티의 흥분이 가시지 않은 깊은 밤,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린 다섯 명의 악당이 오직 살기 위해 벌이는 악몽보다 끔찍하고 잔인한 하룻밤을 그렸다. 영화 ‘가시꽃’(2013)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던 이돈구 감독의 차기작으로, 영화는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화 '팡파레' 스틸. 사진 인디스토리

‘팡파레’의 메시지 자체는 크게 특별하지 않다. “여러 선입관을 전복시키는 것의 쾌감을 그렸다”는 이돈구 감독의 말과 같이, 등장인물들의 갑을 관계가 수시로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 생겨나는 긴장감이 영화의 주를 이룬다.

대단히 뜻 깊은 이야기가 아님에도 영화는 88분이라는 러닝타임을 힘있게 끌고 나간다. 한순간도 쉴 틈 없이 유려하게 이어지는 서스펜스와 독특한 캐릭터들이 펼쳐내는 이야기의 향연은 부지불식간에 관객을 매료시키며 감탄을 자아냈다.

영화 '팡파레' 스틸. 사진 인디스토리

특히 각 인물들의 세세한 감정선을 따라가는 이돈구 감독의 연출력은 박수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모든 캐릭터는 각자의 개성을 뽐내면서도, 하나의 이야기 안에서 맛있게 어우러졌다. 인물의 감정변화와 함께 흘러나오는 적절한 BGM은 영화의 재미를 증폭시킨 또 하나의 요소기도 하다.

매력적인 캐릭터,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성, 재치 있는 연출과 적절하게 변주된 클리셰들까지, 이돈구 감독은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영화도 쉽지 않은 장르적 쾌감을 선사하는 것을 완벽히 성공했다. 다섯 명의 등장인물만과 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단 몇 시간 만의 이야기가 만들어낸 이 짜릿한 쾌감에 박수를 보낸다.

개봉: 7월 9일/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출연: 임화영, 박종환, 남연우, 이승원, 박세준/감독: 이돈구/제작: DK FILM/배급: 인디스토리/러닝타임: 88분/별점: ★★★★

위성주 기자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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