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겨울왕국2’ 이현민 슈퍼바이저가 겨울왕국에 불어넣은 온기

2019-11-27 14:20

‘겨울왕국2’(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에서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는 주인공 캐릭터 안나의 배경엔 디즈니 사의 한국인 애니메이터로 우뚝 선 이현민 슈퍼바이저가 있었다. 주인공 캐릭터 안나의 책임자를 맡아 겨울왕국의 세계에 온기를 불어넣은 그를 만났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겨울왕국2'에서 처음으로 슈퍼바이저를 맡게 된 이현민은 안나 캐릭터를 제작 및 총괄하는 작업을 맡았다. 새로운 작품을 제작할 때마다 슈퍼바이저가 교체되는 환경에서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임명된 점에 대해 그는 “뽑아준 것만으로도 영광이었고 전편에는 애니메이터로 참여를 했었는데 이번에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어서 신나고 좋았다”며 자랑스러운 소감을 밝혔다.

총 90분의 러닝타임 중 1-2분에 해당하는 장면을 담당하는 것이 애니메이터의 역할이라면, 슈퍼바이저는 담당한 캐릭터가 나오는 모든 장면을 총괄한다.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만큼 이현민 슈퍼바이저의 어깨에 올려진 짐의 무게도 만만치 않았다.

“책임이 커진 만큼 힘든 면들도 많다.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고 말문을 연 그는 이전보다 가중된 책임에 대해 “영화를 보는 것이 마치 가족 사진을 보는 느낌이었다. 누가 작업 했고, 어떤 일들이 그 장면을 만들 때 있었고, 어떤 아이디어가 나왔는지 모든 일화가 생각이 났다”며 기억을 되짚었다.

꿈의 직장에서 막상 근무하기 시작했을 때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있을 법도 했지만 그의 표정은 밝았다. 디즈니 사에서 일하게 된 첫경험을 떠올리며 그는 답했다.

“첫 작품을 맡을 때부터 매일 꿈꾸는 것처럼 지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어렸을 때는 디즈니 영화를 즐기면서 봤는데, 이젠 직접 제작을 하니까 영화를 서프라이즈처럼 볼 수 있는 일이 없어져서 아쉽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마법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엘사는 초능력을 가진 엘사보다 능력치가 낮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안나는 엘사에게는 없는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현민 슈퍼바이저는 “안나는 솔직하고 세심하고 밝은 면이 많은 캐릭터다. 가족, 주변 친구들, 동물들에게 사랑으로 하나하나 가깝게 닿는 캐릭터다. 그것이 안나의 가장 큰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안나의 서포트와 사랑이 있기에 엘사가 마음 놓고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나에 대한 깊은 애정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어 그는 안나가 아닌 엘사가 중심에 자리한 포스터에 관해서도 “마법하면 멋있지 않냐”며 여유 섞인 농담을 던지곤 “안나는 중심에 서는 것 보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는 캐릭터다. 그런 면에서 안나는 포스터에 대해 괜찮아 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겨울왕국2’가 자매애와 더불어 가족애를 다루는 만큼, 이현민 슈퍼바이저에게도 가족은 큰 의미다. 디즈니 애니메이터가 되기까지 그의 뒤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어머니가 있었다. 비록 고등학생 시절 이별을 겪어야 했지만 어머니의 존재는 여전히 그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는 “어머니란 나의 시작부터 가장 깊은 곳에 각인되는 분이다. 지금도 항상 어머니가 항상 옆에서 돌봐주고 모든 것의 기준이 되어주는 것 같다. 특히 언니랑 사이가 각별해서 우린 엄마가 서로에게 남겨준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아끼면서 지낸다”며 가족에 대한 가슴뭉클한 이야기를 꺼냈다.

덧붙여 “어머니를 처음 본 건 어머니의 30대쯤 됐을 때 모습이지 않나. 나도 나이가 들면서 그 모습으로 점점 닮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면에서부터 계속 키워주시는 것 같다는 생각에 슬퍼하지 않고 항상 힘을 냈다”고 어머니를 향한 깊은 감사를 표했다.

마지막으로 오랜 노력의 과정을 통해 디즈니 사의 한국인 애니메이터로 우뚝 선 그는 “애니메이션이란 작업은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자신이 겪은 일화를 꺼냈다.

"디즈니 사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애니메이터들이 돌아가며 자신의 삶에 대해 털어놓는 시간이 있는데 그 중에는 배관공으로 일하시던 분,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를 하면서 야간 온라인 스쿨로 열심히 공부해서 오신 분도 있다. 애니메이션만 했던 사람도 있고 전혀 상관없는 일을 했던 사람도 있다"며 "어떤 길을 갔던, 시간이 걸렸던 이르거나 늦거나 틀리거나 걱정할 것 없이 꿈이 있으면 그걸 표현할 수 있는 길이 많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애니메이터를 꿈꾸고 있을 이들에게 그가 던진 가슴 따뜻한 응원이었다.

정지은 기자 jean@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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