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 옥자연 “내면의 소리 귀담아 듣는 배우이고 싶다”

2019-12-11 11:30

[맥스무비=박재은 인턴기자] 팔색조 매력을 겸비한 신인배우 옥자연이 영화 ‘속물들’로 라이징 스타 반열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해 오랜 시간 연극배우로 활동하다 최근 스크린과 브라운관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오랜 시간 여러 작품에서 단역과 조연을 오가며 연기 입지를 착실하게 다져온 배우다.

영화 '속물들'에 출연한 배우 옥자연. 사진 스튜디오 팩토리8 김대한

옥자연은 2012년 연극 ‘손님’으로 데뷔해 ‘햄릿 아바따’, ‘헤이그 1907’, ‘블랙버드’ 등 작품에서 무대연기를 선보였다. 그동안 섰던 많은 무대 중에서도 2018년 출연했던 연극 ‘믿음의 기원2’에 애착을 가졌다. 이 작품에서 옥자연은 어린 시절 생을 마감한 아이의 영혼을 연기했다. 기묘한 캐릭터에 아리송한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서서히 감정적으로 다가오는 것에 집중했다. 곧이어 캐릭터가 가진 상황에 연민을 표하며 자신과 동일화 시켰다.

그는 당시 무대를 통해 느낀 기분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믿음의 기원2’는 무대와 객석이 합쳐진 공간에서 진행한 실험적인 연극으로 이 과정에서 관객과 하나가 된 설렘을 느끼게 해준 소중한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연극을 통해 기분 좋은 긴장과 설렘을 느낀다던 그는 연극무대에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이후 옥자연은 2016년 ‘밀정’(감독 김지운)으로 정식 스크린 데뷔를 치르고 ‘버닝’(감독 이창동), ‘인랑’(감독 김지운), ‘걸캅스’(감독 정다원) 등 알짜배기 영화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다가갔다. 평소 낯을 가리고 조심스러운 성격이라던 그가 연극이라는 익숙한 영역을 떠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오히려 조연으로 짤막한 호흡을 선보이는 작품이 더 많은 긴장을 요한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영화 촬영장을 들어서면 낯선 스태프들 사이에서 바로 작업에 투입돼야 한다는 부담감은 때때로 그를 휘감기도 했지만 곧이어 옥자연의 강단을 더 굳세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같은 의미에서 올해 출연했던 저예산 장편영화 ‘빛의 기억’(감독 이상준)에 대한 에피소드를 떠올렸다. 이 작품은 옥자연에게 의미가 큰 작품이다. 그는 영이란 역할로 첫 주연을 맡아 이전 작품들보다 많은 시간을 스태프와 소통할 수 있었다. 옥자연은 작품에 대해 “감독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이미지들을 거침없이 쏟아낼 수 있었던 감사한 작품이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몇년 전 출연했던 첫 번째 단편영화 ‘유명산장’(감독 장요한) 그가 ‘속물들’을 만난 계기가 됐다. ‘속물들’의 연출을 맡았던 신아가 감독이 캐스팅에 앞서 ‘유명산장’에 출연한 옥자연의 모습 속에서 탁소영이라는 캐릭터를 발굴해냈다. 옥자연은 ‘속물들’을 배우로서 좋은 기운을 이어갈 수 있었던 소중한 작품으로 떠올렸다.

영화 '속물들'에 출연한 배우 옥자연. 사진 스튜디오 팩토리8 김대한

옥자연은 본인이 사랑하는 영화와 이미지적으로 소비됐던 영화가 가지는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평소 프랑스나 일본 영화가 주는 서정적이고 잔잔한 인물을 탐구하는 것을 좋아하는 반면 작품 속에서 중성적이고 액션이 많은 역할을 맡아왔다. 옥자연은 자신이 어떤 이미지가 연상되는 배우일까 끊임 없이 번민했다. 좋아하는 것과 보여지는 것 무엇 하나 감사를 놓칠 수 없다던 그는 배우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신중한 듯 입을 열었다.

“외부에 주어진 거대한 세상과 내 안에 존재하는 나라는 아주 작은 단위 사이에서 계속해서 충돌하는 것들이 있다. 거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바로 연기라는 생각을 한다. 나는 내면의 소리를 귀담아 듣고 풍성하게 표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내가 지향하는 것은 좁은 세계를 확장시키며 인류애를 깊이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영화 '속물들'에 출연한 배우 옥자연. 사진 스튜디오 팩토리8 김대한

옥자연은 어딘가 외로운, 사회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위태롭게 삐걱거리는 캐릭터에 애정을 쏟았다. 비록 상처에 파묻혀 있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빛을 낼 수 있는 인물들에 매력을 느꼈다. 그런 인물들이 주는 독특함을 눈 여겨 보게 된다는 따뜻한 속내를 내비쳤다. "작품으로 만나게 된다면 그들이 가진 내면의 소리와 가능성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이다.

이어 옥자연은 배우로서 따뜻하고 편안한 사람으로 다가가고 싶다며 긴 호흡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남겼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알차게 필모를 채워가는 옥자연의 행보에 기대를 더한다.

박재은 인턴기자 jeunny@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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