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시동’ 박정민, 어설픈 반항아 속에서 본 자신…”하고 싶은 일 하며 살아”

2019-12-14 09:00

[맥스무비=정찬혁 기자] 박정민이 올해 ‘사바하’, ‘타짜: 원 아이드 잭’에 이어 ‘시동’으로 관객을 만난다. 2011년 ‘파수꾼’으로 충무로에 이름을 알린 박정민은 ‘동주’, ‘그것만이 내 세상’, ‘변산’ 등 매 작품 능숙한 완급조절로 대중의 신뢰를 얻었다.

영화 ‘시동’(감독 최정열, 12월 18일 개봉)은 정체불명 단발머리 주방장 거석이 형(마동석)을 만난 어설픈 반항아 택일(박정민)과 의욕충만 반항아 상필(정해인)이 진짜 세상을 맛보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정민은 이번에도 캐릭터 그 자체가 돼 스크린 속을 뛰어다녔다. 매사 반항적이고 욕을 입에 달고 살지만 그 안에 따뜻함이 녹아 있어 밉지 않은 인물이 완성됐다. 관심과 사랑이 고픈 반항아 택일을 연기하며 박정민은 자연스레 과거 자신을 떠올렸다.

영화 ‘시동’에 출연한 배우 박정민. 사진 NEW

“대부분 자녀들이 부모님과 싸운다. 저는 영화 감독을 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싸움이 촉발됐다. 한동안 사이가 안 좋았다. 지금은 이해된다. 당시엔 반항심이 심했다. 어느 부분에선 택일보다 못난 놈처럼 행동하기도 했다. 많이 미안하다. 그때는 엄마를 이기려고 했다. 택일은 연기하면서 부모님과 있던 갈등이 자연스레 떠올라 연기에 도움이 됐다. 당시 나도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서툴렀다.”

2005년 고려대학교 인문학부에 진학한 박정민은 돌연 자퇴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에 입학, 연기과로 전과하며 배우 꿈을 키웠다. 갑작스런 진로 변경에 부모님과 다툼이 있었고 반항도 했다. 결과적으론 박정민의 고집이 그를 지금 자리로 이끌었다. 영화에서 택일은 첫 월급을 엄마에게 건네며 서툰 사과를 시도한다. 첫 월급을 어떻게 했는지 묻는 말에 박정민은 “아르바이트로 번 돈은 놀고 쇼핑하는데 썼다. 데뷔하고도 데뷔작이 독립영화라 기름값으로 다 나갔다. 이후에 번 돈도 대부분 생활비로 썼다.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아버지가 친구 분들과 여행 가는데 용돈 드리라고 어머니가 강요해서 드린 기억은 있다”며 “요즘은 필요하면 드린다. 얼마 전에 부모님 생일이라 ‘머니건’에 현금을 채워 드렸다. 정말 좋아하더라. 이번엔 1만원권이었는데 다음에 5만원짜리로 드린다 약속했다”고 털어놨다.

영화 ‘시동’에 출연한 배우 박정민. 사진 NEW

영화에선 어울리는 일을 하라는 말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중점을 두고 살아왔다”는 박정민은 “마음이 아픈 건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면 내가 잘하는 일이 아닌 것 같다는 장벽에 부딪힐 때가 있다”고 고백했다. 확고한 마음과 애정으로 시작한 배우였지만 몇 번의 슬럼프를 겪었다. 박정민은 “고민하며 살았고 지금도 완전 해소된 건 아니다. 그래서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영화에서 ‘하다 보면 어울리는 일이 되는 거야’라는 대사가 나에게 응원이 됐다”며 ‘시동’이 관객에게 건네는 메시지를 짚었다.

현장에서 호흡하고 다수의 작품을 거쳐오면서 이전보다 여유를 갖게 된 박정민은 최근에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팬들을 위해 팬미팅도 열었다. 팬들과 소통하고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그는 팬미팅 비용을 사비로 충당했다.

“팬들에게 돈을 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항상 선물도 주고 현장에 커피차도 보내주고 무대 인사하면 티켓도 많이 구매하는데 또 쓰게 할 수 없었다. 언젠가 갚겠다고 말만 하던 차에 팬미팅 이야기가 나와서 직접 대관하겠다고 했다. 다들 좋아해줘서 재미있었다. 사회를 박지선 누나가 해줘서 진행도 원활했고 두 시간 즐거웠다.”

영화 ‘시동’에 출연한 배우 박정민. 사진 NEW

대중에게 한걸음 다가가는 중인 박정민은 영화 홍보 차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도 출연한다. 이미 공개된 예고편에서 박정민은 친근하고 수더분한 모습으로 기대를 높였다. 인터뷰 당시 13일 본방송을 앞뒀던 박정민은 “수면제라도 먹고 자야하나”라며 부끄러워해 웃음을 유발했다.

“‘나 혼자 산다’는 영화 홍보 일정에 있어 방점 같은 존재였다. 이전에도 제안은 있었는데 자신이 없었다. 이번에는 동석 선배도 없어서 내가 할 몫이라 생각했다. 뭔가 보여주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걱정이 많다. 대중의 궁금증도 풀지 못할 것 같다. ‘얘는 뭐지?’ 싶기도 하다. 방송은 안 보고 잘 생각이다. (내 모습을)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너무 무섭다(웃음).”

박정민은 예비 관객에게 “별 거 아닌 것 같은 대사가 나중에 곱씹으면 마음에 남는다.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시길 바란다”며 '시동'을 추천했다.

정찬혁 기자 hyuck2777@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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