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기생충’ 청룡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이 말하는 과거와 현재

2019-11-22 14:56

제 40회 청룡영화제에서 올 한 해동안 훌륭한 작품성을 인정 받은 영화들이 후보에 오른 가운데,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빈부격차 문제를 신랄하게 꼬집은 '기생충'이 최우수 작품상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수상작인 '1987'에 이어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가감없이 조명한 작품으로 평가 받았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지난 21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렸던 제 40회 청룡영화제에서는 훌륭한 성과를 내보인 영화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한국영화의 저력을 증명하며 극장가를 들끓게 만들었던 영화 ‘극한직업’, ‘벌새’, ‘스윙키즈’, ‘엑시트’의 쟁쟁한 후보들이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오른 가운데, ‘기생충’이 제 40회 청룡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기생충’(감독 봉준호)은 전원 백수인 가족의 장남 기택(송강호)의 아들 기우(최우식)가 박사장(이선균) 자녀들의 과외를 시작하며 벌어지는 줄거리로, 사회의 극과 극에 위치한 두 집단의 희비가 버무려지는 서사를 통해 대한민국 사회에 깊숙이 존재하는 빈부격차 문제를 비판했다. 이 작품은 해외에서도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아 제 72회 칸 영화제에서 최고의 명예인 황금 종려상을 수상했다.

‘기생충’이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기 까지, 봉준호 감독이 영화를 대하는 시선은 언제나 한결같았다. 전작인 ‘설국열차’에서는 추위 속에서 영원히 달리는 열차 내에 존재하는 머리칸과 꼬리칸 사이의 투쟁을 다루며 빈부격차를 유지시키는 권력층의 비리와 시스템의 공허함을 짚어냈고, ‘옥자’에서는 어린 시골 소녀가 반려동물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통해 인류가 동물의 권리를 대하는 잔인한 인식에 대해 비판했다.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기생충’의 수상을 통해 지난해 수상작인 ‘1987’(감독 장준환)을 되돌아 볼 수 있다. ‘1987’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이후 6개월동안 일어났던 사회적인 사건들에 대해 다룬 작품으로 1980년대 군부독재 정권으로부터 발생한 지식인과 정권 사이의 처참한 사투를 재현했다.

시위 당시 상황을 포착한 역동적인 시선 외에도 이 작품이 높은 평가를 받았던 이유는 2017년 국정농단사태로 인해 국민들의 분노가 들끓었던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시위를 무력 진압하려는 세력들로 인해 친구와 동료, 가족을 잃는 현실에도 용기를 잃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연희(김태리)의 서사는 관객들로 하여금 과거를 통해 현재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이처럼 시대의 민낯을 건져낸 영화들이 매 년 청룡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수상의 영광을 안는 가운데, 앞으로도 매 년 경합이 점점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해에는 어떤 작품들이 사회의 흐름을 훌륭히 읽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바다.

정지은 기자 jean@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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