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봉준호-‘기생충’, 외신도 기대하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새 역사

2020-01-14 13:55

[맥스무비=정찬혁 기자]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한 6개 부문에 최종 노미네이트됐다. 칸 영화제부터 달려온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이 국내 영화 최초 기록의 피날레를 남겨뒀다.

13일(현지시간)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최종 후보 명단을 공개했다. ‘기생충’은 작품상, 감독상, 국제극영화상, 각본상, 편집상, 프로덕션 디자인상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앞서 ‘기생충’은 주제가상 예비 후보에 올랐으나 최종후보에는 들지 못했다. ‘기생충’ 외 국내 영화로는 이승준 감독의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이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올랐다.

영화 ‘기생충’ 포스터.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최고상인 작품상(Best Picture)에는 9개 작품이 후보에 올랐다. ‘기생충’, ‘포드 V 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 래빗’, ‘조커’, ‘결혼 이야기’,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작은 아씨들’이다. 감독상(Directing)은 ‘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아이리시맨’ 마틴 스코세이지, ‘조커’ 토드 필립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쿠엔틴 타란티노, ‘1917’ 샘 멘데스 감독이 경합한다.

각본상(Original Screenplay)에는 ‘기생충’ 봉준호 감독, 한진원 작가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쿠엔틴 타란티노, ‘나이브스 아웃’ 라이언 존슨, ‘결혼 이야기’ 노아 바움백, ‘1917’ 샘 멘데스와 크리스티 윌슨-케언즈가 노미네이트됐다. 극제극영화상(International Feature Film)은 ‘기생충’과 ‘레미제라블’(프랑스), ‘페인 앤 글로리’(스페인), ‘코퍼스 크리스티’(폴란드), ‘허니랜드’(북마케도니아)가 올랐다.

미술상(Production Design)에는 ‘기생충’ 이하준 미술 감독과 영화 ‘아이리시맨’, ‘조조 래빗’,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프로덕션 디자이너들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편집상(Film Editing)에는 ‘기생충’ 양진모 편집 감독과 영화 ‘포드 V 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 래빗’, ‘조커’ 편집자가 이름을 올렸다.

올해 최다 부문 후보작은 ‘조커’다. ‘조커’는 호아킨 피닉스 남우주연상 후보를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촬영상, 편집상, 음향편집상, 음향믹싱상, 음악상, 분장상, 의상상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1917’, ‘아이리시맨’,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국내 영화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부문 예비 후보에 올랐으나 최종 후보엔 오르지 못했다. ‘기생충’은 아카데미 시상식과 미국 양대 시상식으로 불리는 77회 골든 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이 역시 국내 영화로는 최초 수상이다.

‘기생충’은 지난해 국내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 100년을 화려하게 기념했다. 이후 ‘기생충’은 국내외 시상식을 거쳐 북미 비평가 협회상도 휩쓸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제25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은 ‘1917’ 샘 멘데스 감독과 최우수 감독상을 공동 수상했다. 최우수 외국어영화상도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북미에 부는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 열풍이 트로피로 이어지면서 아카데미 수상 기대가 높아졌다.

봉준호 감독. 사진 CJ엔터테인먼트

‘기생충’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는 14일 맥스무비에 “노미네이트도 처음이라 얼떨떨하면서 기쁘다”며 오스카 후보 소감을 밝혔다. 곽신애 대표는 “현지서 후보권으로 예상된 송강호 배우가 후보에 포함되지 않아 아쉽고 속상하다. (송강호 배우는) 긴 캠페인 기간 동안 팀의 중추로서 성공적으로 팀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곽신애 대표는 봉준호 감독, 송강호, CJ해외팀, 북미배급사 네온 등에 감사를 전하며 “저희 팀의 경험이 향후 한국영화에 어떤 형태로든 자양분이 되리라 믿고 잘 완주하겠다”며 남은 캠페인 기간 포부를 밝혔다.

봉준호 감독, ‘기생충’ 수상을 기대하는 건 외신도 마찬가지다. 후보 발표 이전부터 영국 매체 가디언(The Guardian)은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는 비영어권 영화가 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비영어권 작품은 한 번도 없었다.

할리우드 매체 버라이어티는 “’기생충’이 오스카에 발을 내디딘 첫 한국 영화로 역사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더 할리우드 리포터는 “한국 영화가 마침내 오스카 지명을 받는 데 성공했다. 그것도 무려 여섯 부문 후보다”고 보도했다. 더 할리우드 리포터는 그 동안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국제극영화상)과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품은 없다며 ‘기생충’의 동시 수상 가능성을 주목했다.

데드라인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오스카상 최우수 영화상 후보에 오른 최초 한국 영화가 됐다”고 보도했다. 데드라인은 이와 함께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소감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봉준호 감독은 “마치 ‘인셉션’ 같다. 곧 깨어나 모든 게 꿈이라는 걸 깨닫게 될 것 같다”며 “아직 장비가 망가지고 케이터링 트럭이 불타는 ‘기생충’ 한 가운데 있는 거 같다. 그러나 지금 모든 것이 완벽하고 행복하다”고 밝혔다.

할리우드 예상 전문 매체 골드더비에서 공개한 오스카상 각 부문 예상 수상작에서 13일까지 작품상 후보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전문가 12인을 비롯해 총 2935표를 받았다. ‘아이리시맨’은 1919표, ‘기생충’은 1407표를 기록했다.

감독상으로는 봉준호 감독이 ‘아이리시맨’ 마틴 스코세이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표를 받았다. ‘기생충’ 수상이 가장 확실시되는 부문은 국제극영화상이다. 전문가 29명 전원이 ‘기생충’에 투표했으며 기타 투표를 합쳐 총 5622표를 받아 압도적인 차이로 수상 예상작에 올랐다. 수상 예상작 2위는 ‘페인 앤 글로리’로 65표를 받는데 그쳤다. 다른 외신들도 ‘기생충’의 국제극영화상 수상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한편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2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정찬혁 기자 hyuck2777@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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