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하이, 젝시’ 통제불능 인공지능의 브레이크 없는 웃음 폭주

2020-02-12 16:10

[맥스무비=정찬혁 기자] 통제불능 인공지능 젝시와 스마트폰 중독 필의 브레이크 없는 웃음이 폭주한다.

인공지능을 다룬 영화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숱하게 그려져 왔다. ‘그녀(HER)’는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 인물을 통해 현대인의 고독함과 인간, 인공지능의 새로운 관계에 관한 화두를 던졌다. 지난해 리부트된 ‘사탄의 인형’은 연쇄살인마 영혼이 깃든 인형이 아닌 인공지능이 탑재된 인형으로 탈바꿈했다.

영화 ‘하이, 젝시’ 스틸. 사진 시나몬㈜홈초이스

‘하이, 젝시’는 고장 난 시리 대신 나타난 인공지능 트레이너 젝시(로즈 번 목소리)가 스마트폰 중독 필(아담 드바인) 인생에 끼어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하이, 젝시’는 인공지능을 다룬 영화 중 가장 보편적인 공감과 웃음을 담았다. 기술발달의 양면, 인공지능, 스마트폰 중독, 스몸비 문제를 그리지만 한없이 가볍고 유쾌하게 풍자한다.

주인공 필은 스마트폰 알람 소리로 하루를 시작한다. 스마트폰 인공지능에게 날씨를 묻고, 인공지능이 추천하는 가장 빠른 경로로 출근한다. 퇴근 후에는 곧바로 집에 들어와 넷플릭스를 시청하며 배달음식을 먹는다. SNS에 보정된 풍경사진을 올리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필의 반복되는 하루는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대다수가 스마트폰에 길들여져 스마트폰 없이는 길조차 찾을 수 없다. 심지어 길을 걷는 순간에도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 화면에 빠져있다. 유모차를 끄는 엄마도 유모차 속 아기도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인간관계 마저 SNS로 거짓 일상을 올리며 사이버 교류를 즐긴다. 자신의 생활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영화는 새로운 인공지능 젝시의 등장으로 필의 일상을 뒤집어 놓는다.

영화 ‘하이, 젝시’ 스틸. 사진 시나몬㈜홈초이스

필은 기존에 쓰던 스마트폰이 부숴진 후 새로운 스마트폰으로 교체했고, 폰에는 인공지능 시리 대신 젝시가 탑재돼 있었다. 인공지능 젝시는 기존 인공지능과 달리 필의 말을 무시하고 막말을 쏟아낸다. 배달음식을 마음대로 시키며 직장 상사 욕을 퍼붓고, 좋아하는 여성에게 멋대로 전화를 건다. 통제를 벗어난 젝시는 필에게 더 나은 인생을 살게 해주겠다고 호언장담한다. 젝시의 도움으로 필은 좋아하던 케이트(알렉산드라 쉽)와 가까워지고 직장 동료들과 절친이 된다. 지루하던 일상은 조금씩 활력을 찾는다. 필은 스마트폰에 빠져 그 동안 보지 못한 동네 풍경을 즐기게 되지만 또 다른 사건이 들이닥친다.

필을 연기한 아담 드바인은 공감을 자아내는 생활연기로 웃음과 짠내를 오간다. 좋아하는 여성 앞에서 실수를 연발하고, 회사에서 상사에게 혼나는 등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상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과정은 짜릿함을 선사한다. 액션, 로맨스, 코미디를 넘나들며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한 로즈 번은 젝시 목소리를 연기해 독특한 감성을 담았다. 딱딱한 기계음을 베이스로 거침없이 욕설을 내뱉고 기쁨, 분노, 질투 등 감정을 표현해 목소리 만으로 극을 이끌었다. ‘엑스맨: 아포칼립스’, ‘엑스맨: 다크 피닉스’ 스톰 역으로 국내 관객에게 얼굴을 알린 알렉산드라 쉽은 자신만의 행복을 위해 사는 케이트로 풋풋한 로맨스와 함께 긍정적인 기운을 전한다.

영화 ‘하이, 젝시’ 스틸. 사진 시나몬㈜홈초이스

모두가 공감할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영화는 가끔 웃음의 수위가 다소 예민한 지점에 다다르기도 한다. 영화는 남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만큼 남성중심의 성적 농담들이 꾸준히 등장한다. ‘행오버’ 시리즈 각본을 맡았던 존 루카스, 스캇 무어가 영화 연출을 맡으며 더욱 거침없는 미국식 화장실 유머로 도배됐다. 가벼운 마음으로 본다면 충분히 웃고 즐길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관객에겐 불편하게 느껴질 만하다.

국내개봉: 2월 19일/관람등급: 15세 관람가/출연: 아담 드바인, 로즈 번, 알렉산드라 쉽 /감독: 존 루카스, 스캇 무어/ (국내)배급: 시나몬㈜홈초이스/러닝타임: 84분/ 별점: ★★★

정찬혁 기자 hyuck2777@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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