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이벤트 없다“ 만우절에도 조용한 극장가…OTT 서비스 상반된 분위기

2020-04-01 11:25

[맥스무비=정찬혁 기자] 2020년 올해도 4월 1일 만우절이 찾아왔다. 서양에서 유래한 풍습인 만우절(April Fool’s Day)은 가벼운 장난이나 거짓말로 남을 속이는 날이다. 매년 만우절이 다가오면 친구들과 유쾌한 장난을 치거나 만우절을 핑계로 좋아하는 사람의 속마음을 떠보기도 한다. 다수 기업들은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이벤트를 진행해 홍보수단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전 세계로 확산되며 이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만우절 이벤트.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티몬

2000년부터 매년 만우절 이벤트를 진행해 기대를 모았던 구글도 올해는 조용하다. 다수 외신보도에 따르면 로레인 투힐 구글 마케팅 총괄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올해 구글의 만우절 장난은 없다”고 전달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은 극장가도 매년 진행하던 만우절 이벤트를 중단했다. 이전까지 영화, 극장은 기발한 이벤트로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2015년 개봉을 앞둔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소셜커머스 사이트인 티켓몬스터와 협업을 통해 만우절 이벤트를 진행했다. 티몬에는 아이언맨이 사는 뉴욕 스타크 타워 분양, 토르 아스가르드 패키지여행, 헐크 감마선 고농축 세럼, 캡틴 아메리카 오리지널 방패, 블랙 위도우 6개월 무술 클래스 등 기발한 상품들이 등장했다. 가격은 5억 원부터 800조 원까지 있었다.

만우절 당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공식 홈페이지는 울트론에게 해킹당한 콘셉트로 꾸며졌다. 무한 복제와 컴퓨터 통신망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울트론은 4월 1일 1만 명 이상의 어벤져스 스페셜 요원을 모집하지 않으면 인류 멸종을 위한 사상 최대 전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6년 만우절에는 소니가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2016)에서 양성자 광선으로 유령을 포획하는 기계인 프로톤 팩을 출시했다는 소식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소니는 원작 영화 속 캐릭터인 질리안 홀츠먼, 이곤 스펜글러과 30년간 협업해 제품을 완성했다고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CGV ‘힘내라 대한민국’ 이벤트. 사진 CGV

CGV는 2015년부터 매년 다양한 만우절 이벤트를 진행해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가져온 팝콘 통에 팝콘을 담아주는 ‘내 맘대로 팝콘통’, 외국인인 척하는 관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글로벌 만우절’ 등이 큰 호응을 얻었다. 2019년에는 ‘당신이 ~할 리가 없어’ 이벤트를 진행했다. 해당 이벤트는 CGV에서 일어나지 않을 법한 상황을 연출한 관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 경영 위기 등을 이유로 만우절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는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CGV는 전국 35개 직영점 영업을 중단하고, 희망퇴직, 임원진 급여 반납 등 특단의 조처를 했다. CGV 관계자는 1일 맥스무비에 “올해 경우 코로나19와 싸우는 모든 이들을 존중하기 위해 만우절 이벤트는 미진행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CGV는 3월 31일부터 ‘힘내라 대한민국!’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해당 이벤트는 ‘CGV가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라는 취지로 영화관람권과 CGV콤보 가격을 할인한다.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도 만우절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는다. 롯데시네마는 지난해 ‘만우절 특집 제1회 롯시 DIY 쿠폰 사생대회’를 열었다. 관객이 직접 가짜 쿠폰을 만들어 현장에서 제시하면 영화를 할인가격에 볼 수 있었다. DIY쿠폰의 경우 ‘롯데시네마(롯시)’와 ‘쿠폰/할인’이라는 두 가지 단어만 포함된다면 정해진 양식이나 디자인은 상관없었다. 2019년 메가박스는 ‘올해도 속아준다!’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만우절 당일 티켓부스에서 “청소년입니다”라고 말하면 청소년 요금으로 영화를 볼 수 있다.

왓플릭스 이벤트 화면. 사진 왓챠

극장가 침체와 달리 온라인으로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OTT 서비스 업체들의 분위기는 한층 밝다.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극장을 꺼리고 사회적 거리, 자가격리 등을 시행하며 온라인 스트리밍을 이용하는 사람이 증가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 3월 23일(미국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14일부터 16일까지 디즈니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디즈니+) 북미 가입자는 전주 대비 3배 급증했다. 넷플릭스 경우 같은 기간 가입자가 47% 증가했다. 포브스는 디즈니보다 증가 폭이 작은 것에 관해 북미에서 이미 6100만 명이 가입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 중 가장 낮은 10% 증가 폭을 보였다.

국산 OTT 서비스 왓챠플레이를 제공하는 왓챠는 만우절을 맞이해 왓플릭스를 출시했다. 왓챠는 “자사의 추천 기술을 이용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개인별로 추천해주는 서비스 왓플릭스를 출시했다”고 1일 밝혔다. 넷플릭스(NETFLIX) 로고를 왓플릭스(WATFLIX)로 변경해 눈길을 끈다.

왓플릭스는 웹페이지 또는 왓챠 앱 내 왓플릭스 페이지에 접속해서 최소 10개 이상의 콘텐츠에 별점을 매기면, 이를 분석해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시스템이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와 함께 왓챠플레이에서 볼 수 있는 작품, 넷플릭스와 왓챠플레이 모두에서 볼 수 있는 작품도 추천된다.

왓챠 관계자는 1일 맥스무비에 “이용자들이 재밌게 느낄 수 있는 기획이라 생각한다. 넷플릭스 콘텐츠가 방대하지만 개인화 추천 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왓플릭스’를 기획하게 됐다”며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꾸준히 지속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정확한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왓챠 이용자도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월 극장을 찾은 총 관객수는 183만 4418명이다. 2019년 3월(1467만 1693명)과 비교해 88%가량 급감했다. 코로나19 여파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다. 국내 및 해외 대다수 영화가 개봉과 촬영 일정을 연기해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 작품도 부족한 상황이다.

정찬혁 기자 hyuck2777@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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