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노예제도부터 현재까지…인종차별 다룬 영화들

2020-06-05 07:00

[맥스무비=정찬혁 기자]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 남성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면서 촉발된 미국 내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거세게 확산 중이다. 격화된 시위는 폭력 사태와 약탈 등으로 변모하며 성숙한 민주주의를 자랑하던 미국의 민낯이 드러났다.

영화 ‘노예12년’ 스틸. 사진 판씨네마㈜

미국은 150년 전까지도 노예제도가 존재했다. 1800년대 미국 남부에 목화사업이 발달하고 일손이 부족하자 농장 주인은 노예상인을 통해 아프리카에서 노예를 데려왔다. 당시 백인들은 흑인을 야만적인 인종이라 생각해 죄책감 없이 그들을 노예로 부렸다.

스티브 맥퀸 감독의 2013년 연출작 ‘노예 12년’은 1840년대 노예로 납치된 한 흑인 남성의 삶을 그렸다. 1841년 뉴욕에서 아내, 두 명의 아이와 함께 자유로운 삶을 누리던 음악가 솔로몬 노섭(치웨텔 에지오포)은 어느 날 갑자기 납치돼 노예로 팔려간다.

노예 신분이 된 솔로몬은 플랫이라는 새 이름을 받고 12년 동안 두 명의 주인을 만난다. 영화는 자유인과 노예 두 인생을 산 솔로몬의 시간을 순차적으로 그리며 관객들에게 인간의 존엄성, 존재의 가치를 묻는다. 골든 글로브와 오스카 작품상을 모두 수상했다.

영화 ‘헬프’ 스틸. 사진 한국 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

‘헬프’(2011)는 캐서린 스톡킷이 집필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1960년대 미국 미시시피를 배경으로 인종차별을 뛰어넘는 여성들의 우정에 관해 그렸다. 1963년 인종차별이 심한 미국 남부 미시시피에 사는 백인 여성 스키터(엠마 스톤)는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지역 신문사에 취직하고 살림 정보 칼럼 대필을 맡는다. 그녀는 친구 집에 가정부로 일하는 흑인 여성 에이블린(비올라 데이비스)에게 도움을 청하고 두 사람은 점차 가까워진다. 그 과정에서 스키터는 평생 백인 아이를 돌본 에이블린이 정작 자기 아들은 백인이 낸 교통사고로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스키터는 그녀의 삶을 책으로 내 미국 전역에 흑인 가정부의 고충과 인권을 깨우치게 하려고 결심한다. 영화는 인종차별과 성차별 등 무거운 주제를 비교적 유쾌하게 풀었다. ‘헬프’는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작품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라 여우조연상(옥타비아 스펜서)을 받았다.

영화 ‘히든 피겨스’ 스틸.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히든 피겨스’(2017)는 1962년 머큐리 계획이 있었던 당시 나사의 우주 임무 그룹에서 일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쓴 마고 리 셰털리의 책 ‘히든 피겨스: 미국의 우주 경쟁을 승리로 이끈, 천재 흑인 여성 수학자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든 영화이다. 천부적인 수학 능력의 흑인 여성 캐서린 존슨(타라지 P. 헨슨), 나사 흑인 여성들의 리더이자 프로그래머 도로시 본(옥타비아 스펜서), 흑인 여성 최초의 나사 엔지니어를 꿈꾸는 메리 잭슨(자넬 모네)이 세상의 편견에 맞서 능력을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세 사람은 흑인이라는 이유로 800m 떨어진 유색인종 전용 화장실을 사용해야 하고, 여자라는 이유로 중요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 영화는 소수의 백인 남성이 주도하던 1960년대, 장벽을 무너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평등과 남녀평등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말한다.

영화 ‘겟아웃’ 스틸.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겟아웃’(2017)은 노예제도와 인종차별을 스릴러, 공포 장르로 풀어냈다. 영화는 미국 흑인 남성 크리스(다니엘 칼루야)가 백인 여자친구 로스(앨리슨 윌리암스)의 집에 초대받으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렸다.

영화에서 로스 가족과 동네 사람들은 크리스에게 친절하지만, 어딘가 어색함이 느껴진다. 이후 크리스는 로스와 그녀의 가족이 자신을 속인 것을 알고 도망치려 하지만 잡히고 만다. 최면에 빠져 몸을 쓸 수 없게 된 크리스는 강제로 뇌 이식을 당할 위기에 처하고, 그가 느꼈던 묘한 이질감의 이유를 알게 된다. 영화는 백인과 흑인, 노예제도를 상징하는 다양한 복선을 이용해 현대에도 이어진 인종차별을 향한 비판의 메시지를 담았다.

정찬혁 기자 hyuck2777@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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