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터뷰② | ‘가버나움’으로 출발은 좋았지만…다양성 영화가 마주한 안타까운 현실

2019-12-11 13:00

[맥스무비=위성주 인턴기자] 다양성 영화 혹은 예술 영화로 불리는 작품들이 있다. 보통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화려하지도 않고, 유명한 배우도 없는 듯 보인다. 대중의 관심도는 상업영화보다 현저히 낮다. 기대 여부를 떠나 작품이 있는지 모르기도 하고, 보고 싶지만 상영 시간대가 적거나 아예 없기도 하다. 그들은 관객에게 제대로 보여지기도 전에, 소리 없이 극장에서 사라진다.

그린나래미디어 유현택 대표는 그러한 힘든 시장 상황 속에서 희망을 얻기도 했다. 지난 1월 국내 개봉한 영화 ‘가버나움’(2019)은 다양성 영화로는 드물게 14만명이 넘는 관객수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그는 다양성 영화와 대중이 소통할 수 있다는 기대를 얻었다.

영화 '가버나움' 포스터. 사진 그린나래미디어

“’가버나움’은 아마, 올해 다양성 영화 중에서 결산을 내보면 나름 성과를 남긴 작품으로 평가 될 것 같다. 그 정도 사이즈로 개봉했던 영화 중에 ‘가버나움’ 이상 가는 성과는 쉽게 찾을 수 없다. 이렇게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희망과 힘을 얻었다.”

그럼에도 다양성 영화가 마주한 현실은 그들조차 피할 수 없었다. 지난 11월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심판’(2017)은 제 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작품이지만, 기록한 국내 관객수는 약 5000명(영진위 영화관 입장원 통합전산망 기준)이다.

다양성 영화가 이런 현상을 겪은 것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몇 년 동안 극장들은 화려한 배우와 장면으로 채워진, 제작비 높은 영화들을 위주로 상영해왔다. 이른바 ‘스크린 독점’이다. 지난 1일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고발당한 ‘겨울왕국 2’는 극장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영화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작’들은 스크린을 장악해 다양성 영화가 설 자리를 없앤다. 그린나래미디어 유현택 대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모두가 겪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 말했다.

영화 '겨울왕국 2' 스틸. 사진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우리뿐만 아니라, ‘대작’이라 불리는 상위 몇 프로 내 영화가 아니라면 다 비슷하다. ‘겨울왕국’ 시리즈가 천만을 달성한 기록 이면에는 불균형한 시장 상황과 흐름이 있다. 비단 상영만 갖고 있는 문제는 아니다. 관객들이 소비하는 관람 패턴 등 전반적인 흐름 자체가 저희 같은 소수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수입 배급사들에게 어려운 상황이다.”

유현택 대표는 어려운 상황에 맞춰 다각도로 변화를 모색했다. 관객과 상황이 변했으니, 그에 발 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겠다는 의도다. 그는 특히 그린나래미디어가 만들어왔던 이미지를 넘어 다양한 장르 영화로 대중에게 다가갈 것을 예고했다.

그린나래미디어 유현택 대표. 사진 이미화 기자

“누가 시장을 선도하느냐를 떠나서, 관객들이 소비하는 방식을 존중할 생각이다. 큰 작품만 극장에서 보고, 나머지는 넷플릭스나 왓챠에서 본다고 해도 거기에 맞춰가야 한다. 급변하고 있는 시장에서 다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래서 기존에 가졌던 이미지와는 달리 장르 영역에 있는 영화들도 검토 중이다. 저희도 만족 할 수 있으면서 대중적인 작품을 준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다양성 영화, 예술 영화 업계는 점차 위축되고 있다. 좋은 작품들이 대중에게 알려질 기회조차 없이 외면 받는 것은, 문화적 측면을 넘어 소비자 권리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대작' 상업 영화부터 작은 다양성 영화들까지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함은 분명하다.

위성주 인턴기자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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